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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2.07.20 NC Leadership

    아티스트의 성장을 도모하는 문화를 만들다, 글로벌 아트 리더 Daniel Dociu

    엔씨가 28년 경력의 베테랑 아트 디렉터 다니엘 도시우(Daniel Dociu)를 글로벌 아트 리더(Global Art Leader)로 영입했습니다. 글로벌 IP 길드워(Guild Wars) 시리즈의 성공을 이끌었던 다니엘 도시우는 글로벌 아트 개발 역량을 강화하고 핵심 비주얼의 방향성을 제시할 예정입니다. 엔씨의 게임이 글로벌 플레이어들과 더 가까워질 수 있도록 그가 앞으로 그려갈 미래에 대해 알아봅니다.

    다니엘 도시우(Daniel Dociu)

    엔씨소프트 글로벌 아트 리더(Global Art Leader)

    경력이 28년여에 이르는 베테랑 아트 디렉터다. 지난 2007년부터 2017년까지 엔씨 북미법인 NC West에서 CAD(Chief Art Director, 최고 아트 책임자)로 재직하며 글로벌 IP 길드워(Guild Wars) 시리즈의 성공을 이끌었다. EA Canada, Amazon Game Studios 등 글로벌 게임사의 아트 디렉터로도 활동했다. 독일 루어저스 아카이브(Luerzer's Archive)가 뽑은 ‘세계 200대 일러스트레이터’와 ’세계 200대 디지털 예술가’로 각각 세 번 선정되었고 세계적으로 권위 있는 여러 대회에서 상을 받으며 콘셉트 아트 분야의 세계적 비주얼 아티스트로 인정받고 있다. 2022년 6월 엔씨 글로벌 아트 리더(Global Art Leader)로 임명되어 게임 아트와 비주얼의 글로벌 수준 역량 강화를 이끌고 있다.


    엔씨 게임의 글로벌 확장을 위한 징검다리

    게임 아트 디렉터로서 30년에 가까운 커리어를 쌓았다. 어떤 계기로 게임 업계에 입문하였는가.

    게임 아트는 사실 매우 실리적이고 경제적인 이유 때문에 시작했다. 첫 직업은 장난감 디자이너였다. 그러다 우연히 한 젊은 게임 개발 디자이너를 만났는데, 장난감 디자인보다 게임 아트가 나은 페이를 받을 수 있다는 말을 듣고 이 일을 시작했다. (웃음) 어떻게 보면 우연이 나를 게임 업계로 이끌었다고 할 수 있다. 그렇게 시작했지만 곧 게임의 본질적 매력에 빠져들었고, 성장을 위한 여러 길을 봤다. 다양한 게임 스튜디오와 개발사를 거치며 아트 리더로서 경험을 쌓아왔다.

    엔씨 북미 개발 스튜디오 아레나넷에서 약 10년간 길드워 시리즈의 아트를 총괄했다. 당시 최고 아트 책임자로서 어떤 일을 했는가.

    아레나넷의 초창기에 합류했다. 스튜디오가 설립된 지 얼마 되지 않았기 때문에 앞으로 어떤 게임을 개발하느냐가 가장 중요한 문제였다. 따라서 사내에 아티스트가 적었고, 게임 아트를 우선시할 수도 없는 상황이었다. 이후 스튜디오가 자리를 잡으면서 게임 아트의 중요성도 커졌다. 내 역할은 개성과 아이디어가 독창적인 아티스트들을 발굴해 멘토링하며 팀을 키우고 나아갈 방향을 제시하는 것이었다.

    무엇보다도 아티스트에게 포용적이고 친화적인 조직 문화와 창의력을 발휘하게 하는 환경을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 10여 년이 지나 내가 스튜디오를 떠날 즈음엔 아티스트가 100명이 넘을 만큼 규모가 커졌고, 게임 개발 역량뿐 아니라 게임 아트도 널리 인정받고 있었다.

    글로벌 아트 리더로 엔씨에 재합류했다. 앞으로 무엇에 집중할 예정인가.

    앞으로 엔씨의 게임이 전 세계 플레이어들을 사로잡고 공감을 얻도록 하는 것이다. 아직 합류한 지 오래되지 않았기 때문에 현재 개발하는 여러 프로젝트를 단계적으로 접하며 이해도를 높이고 있다. 그리고 게임이 글로벌 유저에게 통할 수 있게 하기 위한 다양한 갈래의 방향성을 생각하고 있다.

    구체적으로는 한국 게임의 아트가 다양한 문화권의 소비자 감성을 만족시킬 수 있게 맞춤화하는 작업에 힘쓸 예정이다. 이 일 하나만도 여러 영역으로 나뉜다. 비주얼의 품질과 독창성을 높이기 위해 새로운 영감을 제공하고, 프로젝트 스타일과 방향성이 본질을 유지하면서 서양 문화권에 가까워지게 만드는 다리 역할을 할 것이다. 이를 통해 전 세계 플레이어들이 공감할 수 있는 스토리텔링을 만들어가고 싶다.

    아트의 본질에 집중하다

    게임이 글로벌 플레이어들에게 즐거움을 주고 공감을 이끌기 위해선 어떤 노력이 필요한가.

    표면적인 것보다는 본질적인 것에 집중해야 한다. 겉으로 보이는 아트의 양식, 스타일 등도 물론 중요할 때가 있다. 하지만 그것보다는 우리가 게임에서 하고자 하는 이야기가 무엇인지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예를 들어 많은 사람을 움직일 수 있는 감정과 가치들이 무엇인지 고민하여 스토리에 깊이 있게 담아내는 스토리텔링을 창조하면 겉으로 보이는 스타일을 뛰어넘어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다.

    장벽의 해체, 비판적인 분석, 현상유지를 깨는 작업이 필요하다. 지역과 문화를 초월하여 누구나 느낄 수 있는 감정과 경험을 찾는 것이 곧 글로벌 시장으로 확장하고 글로벌 유저의 공감을 얻는 시작점이라고 생각한다.

    아트 리더로서 아티스트의 역량 개발도 중요한 임무일 것 같다.

    정확한 지적이다. 이 주제라면 사실 끝도 없이 이야기할 수 있다. 인재 개발은 오래전부터 나에게 너무나 중요한 주제였다. 아티스트는 본질적으로 성장하기를 원한다. 자기 개발에 대한 욕망과 이를 달성하기 위한 추진력은 아티스트가 가진 DNA의 일부라고도 할 수 있다.

    글로벌 아트 리더로서의 계획 중 하나는 아티스트들이 역량을 자유롭게 개발하고 성장할 수 있는 사내 문화를 조성하는 것이다. 사내에서 개개인이 아티스트로서 욕구를 실현할 기회를 부여하고 이를 자율적으로 실현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데 주안점을 두고 싶다. 인재 유지와 관리 측면에서도 이런 문화가 자리 잡아야 아티스트들이 오랫동안 보람을 느끼며 함께할 수 있다.

    그런 사내 문화를 조성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직급, 나이, 역할 등에 관계없이 모든 아티스트가 의견을 자유롭게 개진하게 하는 효과적인 인재 관리가 필요하다. 서로의 의견을 경청하고 존중하는 것도 물론 중요하다. 비판적 사고와 창의적 표현의 자유를 독려하는 동시에 서로 존중하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

    내 역할은 아트가 나아갈 전체적인 방향성을 명확히 제시하되, 아티스트가 본인만의 재능과 아이디어를 마음껏 발산할 수 있는 기회와 필요한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선 아티스트가 비판적으로 사고하고 판단하여 프로젝트의 모든 단계에서 크고 작은 결정들을 할 수 있도록 위임해야 한다. 또한 자신만의 방식을 찾아 결과물을 만들어갈 수 있도록 해줘야 한다. 자신의 역할은 그저 이미 정해진 일을 실행하기만 하는 것이라고 느끼게 해서는 안 된다. 아티스트가 자신감을 갖고 본인의 판단을 믿을 수 있는 문화. 이것이 우리가 앞으로 더 권장하고 만들어가야 하는 중요한 변화라고 생각한다.

    아이디어를 이미지로 펼쳐내는 힘

    게임 산업에서 기술은 매우 빠르게 변화한다. 콘셉트 아티스트의 역할은 과거에 비해 어떻게 다른가.

    과거에 장인 정신이 중요했다면 지금은 아이디어의 본질에 집중해야 한다. 많은 사람이 콘셉트 아트는 곧 일러스트레이션이라 생각한다. 내 생각에 콘셉트 아트는 아이디어다.

    아트를 표현하는 스킬은 조금 떨어지더라도 자신만의 독창적 아이디어를 가졌다면 분명히 역량이 충분한 콘셉트 아티스트다. 기술이 발전하면서 콘셉트 아트에 대한 접근성도 점점 높아지고 있다. 누구나 이미지를 만들 수는 있지만, 디자인의 원칙을 이해하며 디자인을 해체하고 분석하여 재구성하는 능력은 창의적인 사고에서 비롯된다. 또한 변화에 저항하기보다는 잘 적응하여 스스로를 재창조하는 기회로 삼는 것도 중요하다.

    오랜 시간 아트 디렉터로 일하면서 어려운 순간도 있었을 것 같다.

    아티스트 누구나 기복을 겪을 것이다. 처음 아트 디렉터로 일을 시작했을 때 업계에 막 입문한 아티스트들을 이끄는 역할을 맡았다. 우리가 가는 방향에 대한 명확한 비전이 아무에게도 없는 상황이었다. 겨우 어느 정도 자리를 잡았다고 생각했을 때 몸담았던 회사가 문을 닫으면서 나뿐 아니라 함께 일한 팀원들 모두가 회사를 떠나야 했다. 이때가 가장 힘든 순간이었다.

    어떻게 극복했나.

    예술가의 삶은 평생 동안 감정을 다스리는 운동을 하는 것과 같다고 말하고 싶다. 불투명한 미래와 예측 불가한 상황은 스트레스를 주기도 하지만, 한편으론 불확실성이 우리 안에 내재된 최고의 역량을 끌어내기도 한다. 그래서 가장 어렵기 마련인 프로젝트 초기 단계를 한편으론 가장 즐기기도 한다. 상황이 바닥으로 치닫는다고 느낄 때 내가 찾은 유일한 해결책은 내가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더 열정적으로 하는 것이었다. 내리막이 있다면 오르막도 반드시 보인다.

    아티스트로서 감각을 잃지 않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하는가.

    각기 다른 수많은 프로젝트에 참여하여 얻은 결과를 다른 프로젝트에 적용하면서 점진적으로 성장하게 된다. 유연성과 적응력을 기르는데 도움이 되기도 한다. 조직에서 리더라는 직책을 맡고 있지만, 지금도 나는 집으로 돌아가면 매일 디지털 페인팅 작업을 하며 아트를 하는 사람이다.

    아티스트는 랍스터와 같다고 종종 비유한다. 딱딱한 껍질 속에서 몸이 자라다가 더 이상 자랄 수 없을 때 껍질을 벗게 되기 때문이다. 껍질을 벗어버리면 취약하고 위험에 노출되지만 그 과정을 통해 더 큰 보호막을 얻는다. 이 작업을 반복하면서 점진적으로 성장한다고 생각한다.

    마지막으로 엔씨에서 이루고 싶은 목표가 있다면 무엇인가.

    변화를 만들고 싶다. 아직 외부에 알려지지 않았지만 엔씨는 많은 흥미로운 연구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많은 일들이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다. 우리가 유저들에게 즐거움을 주는 방식에 있어 유의미한 변화를 만드는데 적극적으로 기여해 나가고 싶다.

    * 본 인터뷰에서 언급되는 내용은 인터뷰 당사자의 개인적 견해이며, NCSOFT의 공식 입장이 아님을 밝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