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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2.06.14 NC Leadership

    지속가능한 즐거움을 실현하기 위한 울타리를 만들다, 최고법무책임자 서봉규

    지난 4월, 엔씨는 최고법무책임자(CLO) 직책을 신설하고 서봉규 님을 CLO로 임명했습니다. 지속가능한 경영의 관점에서 기업의 윤리적 책임에 대한 사회적 요구가 점점 커지고 있습니다. 엔씨 또한 그 중요성을 인식하고 한 걸음씩 나아갈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윤리적인 기업’으로 나아가기 위한 엔씨의 준비 그리고 엔씨가 그려 나갈 윤리적인 기업의 모습은 무엇인지 서봉규 CLO와 이야기 나눠보았습니다.

    서봉규

    엔씨소프트 최고법무책임자(CLO)


    망원경으로 엔씨를 바라보다

    검사로 20년 넘게 재직했고, 기업으로는 엔씨에서 첫 근무를 시작했다. 기업 법무 영역에 도전하게 된 과정이 궁금하다.

    검사로 재직할 당시 ‘기업’과 접점이 닿아 있는 업무를 수행할 기회가 많았다. 법무부에서 회사법 개정과 같은 상사 분야 업무를 수행하기도 했고, 서울중앙지검에서 공정 거래를 담당하는 부장 검사로 근무하며 관련 케이스들을 많이 접했다. 그 외에도 전자어음시스템 구축, 공정거래위원회를 비롯한 경제 부처와의 협의 등 일련의 업무를 수행한 경험이 기업 법무의 중요성을 인식하게 된 계기이자 새로운 도전을 해보자는 결심으로 이어진 것 같다.

    여러 기업 중 엔씨에 합류하기로 결정한 계기는 무엇인가?

    즐거움으로 연결된 세상을 꿈꾼다는 엔씨의 기업 미션이 인상적이라고 느꼈다. 미래지향적인 산업 분야에서 일해보고 싶다는 꿈이 있었는데, 엔씨의 사업 영역과 비전이 내가 추구하는 가치와 맞닿아 있다고 생각했다.

    검사의 업무와 기업 법무는 구체적으로 어떻게 다른가?

    검사는 ‘현미경’처럼 사건을 자세히 들여다보면서 어떤 점이 법을 위반했는지를 판단한다. 끊임없는 판단과 결정의 연속이다. 반면 엔씨에서는 특정 케이스를 상세히 들여다보기보다 기업의 전체 시스템과 업무 프로세스를 넓은 시야로 바라보며 업무를 수행할 때가 많다. 그런 점에서 현미경이 아니라 ‘망원경’으로 세상을 보는 일에 가깝다.

    또 검사의 업무는 ‘과거’에 발생한 범죄의 내용을 밝혀 국가 형벌권을 실현하는 일이다. 하지만 엔씨에서의 업무는 감사 업무처럼 과거에 일어난 사건을 처리해야 할 때도 있지만 기업의 잠재적 리스크를 확인하고 재발을 방지하기 위한 프로세스 개선에 목적을 둔다는 점에서 ‘미래’ 지향적인 성격이 강하다. 그런 부분이 가장 큰 차이점이라고 할 수 있다.

    업무 내용은 달라졌지만 그 본질은 결국 ‘법’이다. 법무에 임하는 CLO 님만의 철학, 철칙이 있다면?

    업무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어려움에 맞닥뜨렸을 때 다양한 해결책과 결정들 사이에서 고민에 빠질 때가 종종 있다. 그럴 때는 공정성과 중립성의 원칙에 충실하기 위해 노력하고 지켜야 할 중요한 가치가 무엇인지를 초심으로 돌아가 생각해보는 편이다.

    하지만 단순히 규정과 원칙을 잘 지키는 것만으로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는 없다. 규범대로 처리해서 모든 것이 해결된다면 좋겠지만 실제 규범을 통해 구현하고자 하는 이상과 현실의 간극이 큰 경우도 무척 많다. 검사 시절부터 현재 CLO로서 수행하고 있는 업무까지 전반적으로 규범을 다루는 일을 수행하고 있지만, 규범으로만 모든 것을 바라보고 판단하지 않으려고 한다. 어떤 사건, 행위가 있다면 그러한 사건이 왜 일어나게 되었는지를 파악하기 위해 주변 환경을 살펴보고 행위의 주체인 인간에 대해 깊게 이해하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포용의 자세와 공감 능력을 유지하기 위해 노력하는 편이다.

    느리더라도 꾸준하게, 기업 윤리 실현을 향해 내딛는 한 걸음

    윤리경영 키워드는 산업계의 화두이다. 중요성이 커진 이유가 무엇이라 생각하는가?

    윤리경영에 관한 개념이 아직 학계에서 합의되지는 않았지만, 의사결정을 올바로 할 수 있는 기준을 정하고 장려하는 경영 활동이자, 이를 실천하기 위한 업무 체계를 수립하는데 우선적 노력을 기울이는 활동이라고 생각한다. 준법경영과 정도경영, 인권경영 그리고 윤리경영 등 각 기업마다 내세우는 용어와 지향점은 조금씩 다르지만 소비자의 신뢰를 제고하고 사회적 책임을 부담하여 기업의 지속가능성을 높이는 데 초점을 맞춘다는 점이 공통적이라고 생각한다.

    부정부패, 불공정 행위, 인권침해 등에 대한 규제가 강화되어 기업 윤리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나아가 ESG 경영의 관점에서 소비자들은 기업이 환경 문제(E)를 개선하고 사회적 책임(S)을 실현하는 한편 지배구조(G) 건전성을 확보하여 사회 공동체에 공헌하기를 기대하고 있다. 이러한 환경 속에서 기업이 윤리적 가치를 최우선적으로 고려할 때 소비자와 투자자로부터 신뢰와 지지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이것이 곧 윤리경영이 중요해진 이유라고 할 수 있다.

    엔씨에서는 어떤 활동을 중점적으로 수행하고 있는지?

    작년에 컴플라이언스 조직을 신설하며 준법 지원 업무를 강화했다. 그 일환으로 작년에는 임직원 윤리규정을 개정했고, 올해에는 내규관리규정을 개정하여 사내 소관부서들의 내규 제정 및 개정 업무를 지원하고 있다.

    더불어 전사 차원의 준법 지원 체계를 수립 중에 있다. 게임을 출시할 때 챙겨야 할 다양한 법무 이슈들이 있는데, 게임 내 이용 약관 및 특허/상표권 이슈 그리고 글로벌 론칭이 점점 많아지면서 해외 국가의 법령까지 챙겨야 할 것들이 많다. 우리 조직은 이를 단계적으로 지원하기 위해 시스템을 구축 중이다. 그 밖에도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부서별로 관행적으로 해오던 업무들에 점검이 필요한 부분은 없는지, 컴플라이언스 차원에서 무언가 접목할 요소는 없는지 등 전사 리스크 관리 체계를 수립하기 위해 실무 부서에서 다양한 고민을 하고 있다.

    준법 지원 업무 외에 다른 주요 활동은 무엇이 있는가?

    전사 임직원을 대상으로 시행하는 윤리교육 또한 윤리경영을 강화하는데 중요한 업무 중 하나다. 엔씨는 신규 입사자 대상으로 입사 직후 윤리규정 교육을 시행하고 있으며 법정 의무교육 외에도 내규에 대한 구성원의 이해도를 높이고 윤리경영을 지속적으로 강화하기 위해 전 직원 대상의 윤리교육을 매년 1회 자체적으로 시행하고 있다.

    업무를 수행하면서 맞닥뜨릴 수 있는 다양한 상황 속에서 임직원들은 보다 윤리적인 선택이 무엇인지 고민할 때가 많다. 윤리경영실은 임직원들이 윤리적 판단을 내리는데 실질적인 도움이 될 수 있도록, 형식적인 윤리교육이 아니라 다양한 사례들을 중심으로 한 윤리교육을 기획하고 있다. 올해에도 직장 내 괴롭힘, 미공개중요정보 이용행위 금지, 무단 겸업/경업 금지를 주제로 엔씨에 포커스를 맞춘 사례 중심 영상을 제작해 6월 20일부터 전사 윤리교육을 시행할 예정이다.

    전 직원 대상으로 시행 예정인 엔씨 윤리교육(2022) 중 일부

    전사 차원의 체계를 수립하고, 구성원의 인식을 개선하는 과정이 쉽지는 않아 보인다.

    윤리경영이 왜 중요하고 필요한지는 모두가 이해하고 있지만, 거대한 집단인 기업 안에서 윤리경영이라는 과제가 단기간에 달성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고 생각한다. 그렇기에 단기간의 성과에 매진하기보다는 윤리 의식과 실천 의지를 가지고 느리더라도 한 걸음, 한 걸음 꾸준히 나아가는 자세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함께 일하고 싶은 기업을 만들어 나가는 것

    앞으로 엔씨만의 윤리경영을 구축하는 과정에서 핵심적인 키워드가 있다면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더 윤리적인 기업으로 나아가는 과정에서 단계별 과업이 있을 텐데, 그중 지금 단계에서 엔씨에 가장 중요한 키워드는 ‘용기’ 그리고 ‘배려’라고 생각한다.

    윤리경영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결국 모든 사내 구성원들이 그 필요성에 공감하고 함께 노력하는 문화가 정착되어야 한다. ‘용기’는 상급 직책자의 의견, 또는 획일화된 문화와 관습을 무조건적으로 수용하지 않고 아니라고 생각되는 것은 아니라고 말할 수 있는 의지다. 건강한 조직 문화를 조성하기 위해서는 이러한 용기가 꼭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배려’는 역지사지의 자세를 의미한다. 직책자들의 경우 팀원들의 입장에서 한 번 더 생각해보고 팀원들은 직책자의 입장이 되어보는 것, 그런 배려의 문화가 엔씨에 정착된다면 직장 안에서의 갈등 및 비윤리적인 이슈가 많이 줄어들 것이라고 생각한다.

    엔씨가 어떤 기업으로 거듭나길 바라는지?

    기업의 규모가 커지고 영향력이 확장됨에 따라 엔씨에 기대하는 윤리적 기준이 점점 더 높아질 것이다. 엔씨가 법과 원칙을 잘 지킬 뿐 아니라 그러한 사회적 기대에 충분히 부응하여 책임을 다하는 회사, 공정하고 부정부패가 없는 투명한 기업으로 인식될 수 있도록 힘쓸 것이다. 이를 통해 궁극적으로 엔씨가 잠재 지원자들에게는 입사하고 싶은 기업, 협력사 및 해외 파트너사들에게는 게임업계 대표 주자로서 함께 일하고 싶은 기업이 되길 바란다.

    그 과정에서 CLO의 역할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한마디로 ‘잔소리꾼’이 아닐까 싶다. 윤리경영 담당 리더로서 윤리경영 체계를 수립하고 사내 업무들에 관한 프로세스를 지속적으로 점검, 개선할 예정이다. 개인적으로는 사내 임직원들이 이런 일련의 과정을 업무에 대한 간섭이 아니라 공정성을 지키고 기업 리스크를 관리하기 위한 과정이라고 넓은 마음으로 이해해주길 희망한다.

    마지막으로, 엔씨에서 이루고 싶은 목표가 있다면 무엇일지 궁금하다.

    엔씨는 즐거움을 꿈꾸는 회사다. 지원 부서의 역할을 잘 수행하여 엔씨가 지금보다 많은 사람에게 즐거움을 전하는 기업이 되도록 다방면으로 기여하고 싶다. 더불어 엔씨는 국내 기업들 중에서 상대적으로 젊은 기업이라고 생각한다. 사업 영역도 미래 지향적이고 구성원들의 연령대도 젊은 편이다. 엔씨의 젊고 유연한 사고방식을 바탕으로 엔씨만의 성숙한 조직 문화를 만들어가는데 일조하고 싶다.

    * 본 인터뷰에서 언급되는 내용은 인터뷰 당사자의 개인적 견해이며, NCSOFT의 공식 입장이 아님을 밝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