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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2.06.08 Creator Crew

    게임으로 머신러닝을 배우다 – 카이스트 문화기술대학원 권하람, 배준형, 엄가람, 이설희

    엔씨는 미래 R&D 인재 육성과 게임 콘텐츠 연구 발전을 위해 2020년부터 카이스트 문화기술대학원과 협력해왔습니다. 이처럼 산학협력의 일환으로 진행된 엔씨-카이스트 게임 디자인 프로젝트 수업의 2021년도 최우수작이 지난 4~5월 2022 ACM CHI 국제 학생 게임대회의 ‘Transformative and Transgressive Play’ 부문에서 우승한 바 있습니다(링크)

    엔씨 블로그에서는 대회 우승작 ‘Classy Trash Monster(CTM)’를 개발한 카이스트 문화기술대학원 권하람, 배준형, 엄가람, 이설희 학생 팀을 만나 게임을 개발한 과정을 상세히 들어보았습니다. 또한 게임 디자인 프로젝트 수업을 지도한 카이스트 문화기술대학원 남주한 교수와 실무형 강의, 피드백을 담당한 엔씨 Game Design Lab 이동교 실장의 수업 후기도 공개합니다.

    왼쪽부터 권하람, 이설희, 엄가람, 배준형


    게임 서사를 통해 사회적 문제를 바라보다

    이번 국제 학생 게임대회 우승작인 Classy Trash Monster에 대해 소개해달라.

    CTM 개발팀   Classy Trash Monster는 머신러닝에 대한 배경 지식이 없는 비전공자 학생들이 자연스럽게 머신러닝을 습득할 수 있도록 디자인한 게임이다. 머신러닝이 우리 일상 곳곳에서 많이 쓰이고 있고, 머신러닝을 배우고자 하는 비전공자 학생도 많아지고 있다. 이에 전문적 지식이 없는 사람들이 머신러닝을 공부하며 만나는 장벽이나 편견을 해소하고 계속 공부할 수 있도록 자신감을 주는 게임을 만들고 싶었다.

    Classy Trash Monster라는 게임명은 어떤 의미를 담고 있나.

    CTM 개발팀   모델을 학습시켜 쓰레기 괴물을 분류하는 게임임을 직관적으로 알 수 있도록 게임명을 Classy Trash Monster(CTM)라고 지었다. 쓰레기 괴물은 사회가 해결하지 못한 환경 문제를 상징한다. 플레이어가 분류에 성공하면 재활용 괴물이 탄생한다. 게임적 서사를 통해 플레이어가 환경 문제를 머신러닝 모델을 통해 풀어나가는 과정을 경험하길 바라는 뜻에서 Classy Trash Monster라고 정했다.

    각자가 맡았던 역할이 궁금하다.

    배준형   아트워크를 총괄했다. 게임 디자인과 아트워크를 긴밀하게 연동하는 작업을 통해 플레이어가 CTM을 오염없이 경험할 수 있도록 의도했다. 게임 플레이 과정에서 머신러닝과 데이터 간의 관계에 대해 배울 수 있도록 게임 메커닉과 기능적으로 동기화된 아트워크를 개발했다. 그리고 서사적 이미지들을 매개로 머신러닝 분류 모델이 사회에 어떤 기여를 할 수 있는 지 감각할 수 있도록 작업했다

    엄가람   게임의 레벨 디자인과 플레이 테스트를 맡아 진행했다. 플레이 테스트를 설계, 진행할 때는 플레이어의 실제 경험을 바탕으로 게임에서 개선이 필요한 점을 찾는 것을 목표로 했다. 개발 단계에서 의도한 플레이어 경험이 실제로 플레이어가 게임을 플레이하며 경험한 바와 얼마나 동일한지 검증했다

    이설희   CTM에서 UI 파트를 맡았다. 아트워크의 결과물을 게임에 적용하고, 디자인된 UI가 실제로 동작할 때 어떤 조작감을 주는지 테스트했다. 플레이어가 직관적으로 이해하고 몰입할 수 있는 UI/UX를 구성하는 데 집중했다

    권하람   메인 개발을 맡아 모델 학습, 게임 요소, 이벤트 시스템 등을 구현했다. 간단한 숫자 키로 쓰레기 괴물들을 캡처하면서 동시에 라벨링 할 수 있는 데이터 수집기 등의 아이디어를 통해 머신러닝의 요소들을 게임 요소로 녹여내면서도 근간의 지식은 훼손되지 않고 캐주얼한 플레이가 가능하도록 힘썼다.

    ACM CHI 대회의 ‘게임의 사회적 의미’ 부문에서 수상했다. 어떤 점에서 CTM이 사회적 가치를 가졌다고 생각하는가.

    CTM 개발팀   ACM CHI의 ‘게임의 사회적 의미’ 부문은 게임의 경계를 확장하여 교육, 경제, 사회문화 같은 영역에서의 게임의 역할을 얼마나 탐구했는지를 중점적으로 평가한다. 인공지능 기술이 대두되면서 이와 관련된 데이터 리터러시가 우리 사회에서 점점 중요해지고 있다. 이를 게임만이 가진 특징과 장점을 살려 교육적 측면에서 풀어낸 것이 이 게임이 주목받은 이유 아닐까

    감사하게도 CHI 대회 발표 당시 우리의 게임이 미학적으로 아름답다는 코멘트를 받기도 했다. 게임 디자인, 개발, 아트워크를 조화시켜 우리가 전달하려 한 플레이 경험과 메시지에 공감해주신 것이라 생각한다.

    재미와 학습의 밸런스 맞추기

    카이스트와 엔씨 Game Design Lab이 협력한 게임 디자인 프로젝트 수업의 결과물이기도 하다. 현업에 있는 실무자와 함께한 수업은 어땠는지 궁금하다.

    엄가람   게임 연구자를 진로로 생각하고 있다. 이번 산학협력 수업은 현업 게임 개발자들과 교류하면서 인사이트를 확장할 수 있는 기회였다. 교류하면서 받은 여러 피드백들은 실제로 우리 연구 방향을 잡는데 도움이 되었다. Game Design Lab에서 준비해 준 강연들이 특히 기억에 남는다. 재미라는 개념을 어떻게 결과물에 녹일지, 개발 과정에서 우선수위를 어떻게 정할지 등 게임 개발에 있어 실질적인 조언을 많이 들었다

    이설희   게임을 디자인하고 만들어나가는 전 과정에서 실무자분들이 현업에서 바라보는 시각을 배울 수 있었다. 멘토분들께서 프로토타입 단계마다 피드백을 주신 것이 게임을 완성도 있게 이끌어나가는데 큰 도움이 되었다

    권하람   그동안 꽤 많은 게임을 했고 나름의 레퍼런스를 쌓아왔다고 생각했는데 Game Design Lab 실무자 분들이 제시해주신 관점은 명확한 레퍼런스가 있고 체계적이어서 높은 전문성이 느껴졌고 스스로 부족함을 많이 느꼈다. 어떻게 게임을 설계해서 플레이어에게 재미를 줄것인지 더 많은 고민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배준형   임팩트 게임을 개발하고 싶어 수업에 참여했다. 실제로 게임을 개발하며 사용할 수 있는 지식을 배울 수 있어 의미 깊었다. 엔씨 Game Design Lab 실무자분들이 게임을 사랑하는 모습을 보며 많은 자극을 받기도 했다. 하나의 목표를 두고 팀원들이 의기투합하는 과정도 즐거웠다.

    게임 개발 과정에서 엔씨 실무진으로부터 받은 코멘트 중 가장 기억에 남는 건 무엇인가.

    이설희   장르가 혼합될 때 재미 요소가 충돌할 수 있다는 피드백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게임 내에서의 상호작용의 밸런스를 고민하며 게임 요소와 UI를 발전시키는 데 도움이 되었다

    권하람   CTM은 원래 디펜스가 아닌 건설 경영에 가까운 장르를 베이스로 디자인되었었다. 그런데 장르의 근본적인 재미를 주려면 부가적인 요소가 더 많이 등장해야 했고, 그럴수록 머신러닝에 대한 교육과 거리가 멀어지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발생했다. 그러던 중 Game Design Lab의 코멘트를 받아 디펜스로 장르를 변경한 덕에 삼박자가 맞는 게임을 개발할 수 있었다

    배준형   게임 화면 왼쪽의 재활용 기계가 존재하는 공간과 오른쪽의 조작판 UI 간의 상호작용을 고려하라는 피드백이 기억에 남는다. 개발 과정에서 변화한 부분을 빠르게 캐치하여 피드백해줘서 UI/UX 디자인에 큰 도움이 되었다.

    엄가람   교육 게임이지만 재미 요소도 잡고 싶었다. 교육과 재미의 밸런스를 고민할 때 Game Design Lab에서는 ‘플레이어에게 지속적으로 동기를 부여할 수 있는 디자인’을 중심에 두라고 조언해주었다. 사실 개발 과정에서 게임 디자인도 계속 수정되었는데, 그 조언을 중심축으로 삼아 일관성 있게 플레이어 경험을 설계할 수 있었다. 덕분에 플레이어들에게도 긍정적 피드백을 받을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앞으로 어떤 게임이나 서비스를 만들고 싶은가

    권하람   메타버스가 현실세계를 디지털로 확장한 것이라면 게임은 디지털 세상 속 또 다른 현실이 창조된 것이라 생각한다. 여러 장르의 게임을 만들어보고 싶다. 하지만 궁극적으로는 독자적이면서 이색적인 삶을 살아 갈 수 있는 하나의 작은 세상 같은 게임을 만들고 싶다

    배준형   사운드에서 모션을 생성하는 방법과 사운드 데이터 중심으로 멀티 모달 데이터를 시각화하는 방법을 연구하고 있다. 앞으로 다양한 예술 도메인의 조형 언어 간 관계를 연구해 논문과 아트워크로 공유할 계획이다

    엄가람   게임을 통한 자아실현적 경험과 일상 회복에 대해 연구하고 있다. 게임에서 경험한 감정이나 생각이 일상 생활로 전이되는 과정에 중점을 맞추어, ‘게임 플레이만이 줄 수 있는 힐링은 무엇인가’에 대해 답하는 연구 결과를 공유하고자 한다

    이설희   음악 오디오 컴퓨팅 연구실에서 인공지능 자동작곡을 연구하고 있다. 게임, 영화 산업에 활용될 수 있는 수준 높은 예술성을 지닌 AI 작곡가를 연구하는 것이 목표다.

    실무 경험을 더해 마지막 퍼즐을 완성하다

    엔씨 Game Design Lab 이동교 실장

    Game Design Lab은 엔씨에서 어떤 일을 하는 조직인가.

    NC 이동교   엔씨의 신규 프로젝트들과 협업하여 디자인 이슈를 사전에 발견할 수 있는 디자인 방법을 연구하고 제안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우리가 아직 도전하지 못한 새로운 장르의 게임이 있다면, 각 장르에서 갖춰야 하는 필수적인 디자인 요소를 분석하고 체계화하기도 한다. 카이스트 문화기술대학원과 산학연구 프로젝트를 통해 시장에서 큰 성과를 거둔 게임의 디자인 요인을 찾아 그 원리를 체계적으로 규명하는 프로젝트도 진행하고 있다.

    게임 디자인 프로젝트 수업에서 Game Design Lab은 어떤 역할을 했는가.

    NC 이동교   강의 후 나타난 게임 아이디어 발상부터 개발 과정의 결과물을 Game Design Lab 실무자들이 한 달에 한 번씩 보며 피드백을 주었다. 프로젝트 말미에는 최종 폴리싱에 참고할 수 있도록 서면으로 자세히 의견과 아이디어를 전달하며 학생들과 교류했다.

    이번 대회에서 우승한 Classy Trash Monster는 워낙 도전적이고 참신한 아이디어로 개발된 게임이라 피드백 당시에도 고민이 많았다. 머신러닝을 게임화한다면 플레이어와 어떻게 상호작용하고 어떤 식으로 디자인할지를 집중적으로 피드백했다.

    학생들을 위한 피드백은 구체적으로 어떤 식으로 이루어졌는가.

    NC 이동교   게임 디자인 프로젝트 수업을 진행한 첫 해엔 학교에 직접 찾아가 눈을 마주치며 피드백을 주고 교류할 수 있었다. 하지만 작년은 코로나19로 모든 강의를 비대면으로 진행해야 했다

    수업 과정에서 느낀 건 카이스트 학생들은 이미 전문가 수준의 프로그래밍 능력을 가졌다는 것이다. 다만 이런 기술을 활용해 게임을 만드는 것은 처음이기 때문에 좀 더 게임에 집중하여 개발 과정에서 만날 수 있는 다양한 어려움들을 어떻게 게임 디자인으로 해결할 수 있는지를 알려주고 싶었다.

    쉽게 말하면, 잘 짜여진 코스 요리보다는 여러 사람의 입맛을 만족시킬 수 있는 뷔페를 오픈한다는 접근 방식으로 생각해보자고 했다. 핵심 게임 디자인 원리를 설명하면서 여러 목표를 달성하는 과정들을 미리 설계해야 플레이어의 다양한 시도를 이끌어낼 수 있다는 점을 전달하기 위해 노력했다.

    이번 대회 우승작인 Classy Trash Monster는 어떤 게임으로 기억에 남는가.

    NC 이동교   Classy Trash Monster는 무척 참신하고 도전적인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개발된 게임이라 흥미로웠다. 동시에 머신러닝을 게임화한다면 어떻게 플레이어와 상호작용하고 게임을 디자인할지에 대한 고민이 많이 생긴 프로젝트였다. 학생들 모르게 머신러닝에 대해 공부한 기억도 있다. (웃음)

    미래의 기술 인재를 지원한다는 점에서 이번 산학협력 수업이 어떤 기여를 할 수 있는가.

    NC 이동교   수업을 들은 학생들이 엔씨에서 게임 디자인 직무 경험을 쌓기 위해 인턴십을 하고 싶다는 포부를 표현하거나, 향후에도 게임 만드는 일을 하고 싶다고 이야기할 때 가장 감사하면서도 뿌듯하다. 게임 플레이어가 게임 자체에 대한 즐거움을 알게 되어 엔씨에서 게임 만드는 사람이 되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만든 것이 산학협력의 가장 큰 수확이라고 생각한다. 또한 학생들과의 만남은 나를 비롯한 Game Design Lab 실무자들에게도 신선한 아이디어를 제공한다. 평소에 생각하지 못했던 점을 떠올릴 수 있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깊다.

    미래 세대의 창의가 태동하는 기회를 만들어가다

    지난 2년간 엔씨와 게임 디자인 프로젝트 수업을 지도하면서 가장 집중한 점은 무엇인가.

    카이스트 남주한   크게 두 가지 방향성을 가지고 학생들의 게임 디자인을 지도했다. 첫 번째는 기존 게임 플레이 방식의 한계를 뛰어넘을 수 있는 새로운 인터페이스 및 기술 적용이다. 두 번째는 단순한 재미를 넘어 교육, 건강, 안전, 예술, 경제, 사회적 의미 등 다양한 주제를 게임이라는 매개체로 풀어내도록 하는 것이다.

    이번 게임 디자인 프로젝트 수업의 어떤 점이 학생들에게 도움이 되었다고 생각하는가.

    카이스트 남주한   오랜 경험을 가진 엔씨 실무 전문가들의 특강과 학생 팀별 피드백을 여러 차례 진행했다. 학생들이 초기 아이디어를 실제 동작하는 게임으로 만드는 과정에서 필요한 게임의 본질적 요소에 대한 조언이 매우 큰 도움이 되었을 것이다. 상호작용, 시각, 사운드 등 게임 디자인의 디테일에 대한 풍부한 조언도 물론 포함된다.

    앞으로도 카이스트에서 R&D 인재 육성을 위해 어떤 부분에 집중하고 싶은가.

    카이스트 남주한   미래 인재를 육성하기 위해서는 교육의 역할도 물론 중요하지만, 엔씨처럼 업계에서 성공한 경험을 지닌 기업과의 파트너십도 반드시 필요한 부분이다

    엔씨와 진행 중인 산학 연구뿐만 아니라, 이번 게임 디자인 프로젝트 같은 산학협력 수업을 통해 미래 세대인 학생들이 아이디어와 창의력을 게임을 통해 실현하기 위해 서로 경험과 지식을 공유하도록 더 많은 기회를 마련하고자 한다. 업계의 살아 있는 경험과 지식이 수업을 통해 학교로 전달되고, 이를 통해 학생들이 만드는 혁신적인 게임도 산학협력의 긍정적 결과이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