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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0.07.31 Sound

    소리로 공간을 창조한다 – NCSOUND Studio 국내 최초 돌비 Atmos 기술 도입

    “요란한 사이렌이 후방에서 점점 가까이 다가오는 듯싶더니 어느 덧 전방으로 스쳐 지나간다. 멀리 어디선가는 사고 현장을 알리는 급박한 무전 요청이 들려온다. 살금살금 다가오는 이 발걸음 소리는 오른쪽에서 난다! 저절로 고개가 오른쪽으로 돌아간다. 작은 풀벌레 소리부터, 총구에서 뿜어 나오는 탄피의 방향까지 단번에 알 수 있었다. 나도 모르게 온몸의 근육이 팽팽하게 긴장됐다.”

    NCSOUND Studio에서 체험한 사운드 데모는 ‘체험’의 정의를 다시 한번 생각하게 해줄 만큼 특별한 경험이었다. 스크린 뒷면과 천장 그리고 벽면에 설치된 12개의 스피커에서는 마치 영상 속 사건 현장으로 순간 이동을 한 듯 생생한 공간감과 몰입감을 선사했다. 이 특별함의 비밀은 NCSOUND Studio가 새롭게 도입한 돌비 Atmos의 위력이었다.


    소리로 공간을 창조하다

    인간의 감각 중 시각과 청각은 매우 밀접한 상호 관계에 있다. 청각세포에서 수신한 정보는 뇌로 전송됨과 동시에 시각세포를 자극한다. 광속이 음속보다 빠르다고 하지만 우리 뇌는 시각 자극보다 청각 자극에 더 신속하게 반응한다. 그래서 사운드 플레이가 가능하다.

    게임에서 사운드는 게임의 감성을 좌우할 뿐만 아니라 플레이어에게 마치 새로운 공간으로 진입한 것처럼 느끼게 함으로 게임 몰입감을 높여준다. 게임의 완성은 사운드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게다가 최근에는 게임음악 콘서트, 게임OST 음원 발매 등 게임음악 자체가 하나의 독자적인 장르로 자리 잡을 정도로 게임에서 사운드의 비중이 커지고 있다.

    NCSOUND Studio는 국내 게임회사 중 엔씨가 최초로 설립한 최대 규모의 사운드 스튜디오이다. 각종 게임 효과음을 녹음할 수 있는 5.1ch 믹싱 스튜디오, 폴리 스튜디오(효과음 음향 녹음실) 등의 시설을 갖추고 있다. 국내 최초, 최고, 최대라는 수식어가 익숙한 엔씨는 이번에 다시 한번 국내 게임회사 최초로 돌비 Atmos까지 실현할 수 있는 사운드 시설을 구축했다.

    게임과 영화의 경계를 허무는 사운드의 힘

    돌비는 카세트테이프 시대부터 NR(Noise Reduction)기술을 기반으로 다양한 오디오 포맷을 개발해 왔으며 특히 영화 음향 포맷에서 거의 독점적인 시장 지배력을 가진 표준 포맷으로 자리 잡았다.

    돌비 Atmos는 기존의 5.1ch과 7.1ch 서라운드 사운드 시스템에, 머리 위로 쏟아져 내리는 오버헤드 서라운드 채널오브젝트 기반 사운드가 추가된 새로운 음향 포맷이다. 최근 ‘보헤미안 랩소디’, ‘1917’ 등 아카데미 음향상을 수상한 할리우드 영화 대부분이 Atmos로 제작되었다. 국내에서도 ‘미스터 고’ 를 시작으로, 아카데미 4관왕을 수상한 ‘기생충’도 Atmos로 믹싱 작업을 했다.

    특히 게임은 오브젝트 사운드가 기본이다. 소리에 공간감을 줄 수 있는 음장 기술이 게임 몰입도에 중요한 영향을 끼치기 때문에 게임에서는 이미 발빠르게 돌비 Atmos를 적용하기 시작했다.

    3차원 공간에서 실현되는 서라운드 시스템

    기존의 서라운드 음향은 2D 공간까지 밖에 표현할 수가 없었다. Atmos시스템은 소리로 만들어진 돔에 들어간 듯 3D 공간에서 사운드를 실현할 수 있다. 3D 360° 출력으로, 플레이어가 마치 머리 위로 포탄이 쏟아지고 총탄이 빗발치는 전장으로 공간 이동을 한 것처럼 느낄 만큼 순도 높은 몰입감을 만든다. 특히 사운드 플레이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FPS장르나 VR 게임에서는 돌비 Atmos 사운드로 엄청난 현장감을 즐길 수 있을 것이다.

    엔씨 사운드센터의 미디어 사운드 디자인실을 이끌고 있는 전율제 실장과의 인터뷰를 통해 NCSOUND Studio의 돌비 Atmos 시스템 도입에 대한 좀 더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본다.

    전율제 실장은 ‘블레이드 & 소울’에서 영화적 연출을 극대화하기 위해 2시간이 넘는 인게임 시네마틱 영상의 사운드를 5.1ch로 제작한 바 있다. 그 후 ‘리니지’와 ‘리니지2’에 이어 모바일 게임의 시네마틱 영상 사운드까지 총괄 담당하고 있다.

    Q. 국내 게임 회사 중 최대 규모인 엔씨 사운드센터는 어떤 업무를 하는 곳인지 소개해 달라.

    엔씨 사운드센터는 엔씨에서 진행하는 모든 게임 프로젝트는 물론이고, 게임이 아니더라도 사운드가 필요한 모든 작업을 책임진다. 그중 NCSOUND Studio는 소리를 만들어 내는 ‘녹음’에서부터 완성하는 ‘믹싱’까지 전 과정을 담당한다고 볼 수 있다. 성우, 효과음, 악기 등과 같은 스튜디오 녹음 뿐만 아니라 현장의 생생한 사운드를 구현하기 위해서 필드 레코딩까지 진행한다. 사운드 포스트 작업으로는 사운드 디자인부터 최종 단계라 할 수 있는 믹싱 작업까지 하고 있다. 엔씨 사운드센터는 궁극적으로 엔씨에서 제작하는 게임 사운드를 세계 최고수준으로 구현하기 위해 만들어진 부서라고 할 수 있다.

    Q. 국내 최초로 돌비 Atmos 시스템을 도입하게 된 배경은 무엇인가?

    돌비 Atmos는 사실상 차세대 극장 사운드의 표준 시스템이라고 할 수 있는 최신 음향 포맷이다. 처음 도입된 2012년에는 12편에 불과하던 돌비 Atmos 영화가 2019년에는 75편 정도 제작됐다. 앞서 말했지만 게임 사운드는 결국 영화 사운드의 궤적을 그대로 따라가며 발전하고 있다. 그러므로 돌비 Atmos 기술은 엔씨의 시네마틱 사운드를 담당하고 있는 미디어 사운드 디자인실에서 마땅히 도전해야 할 영역이자, 정복해야 할 대상이라고 할 수 있다. 이를 위해 아직 국내에는 알려진 바가 없는 Atmos를 위한 전문 믹싱 스튜디오를 NCSOUND Studio에 설치했다. 돌비 Atmos를 위한 툴과 7.1.4ch의 스피커 구성을 갖춘 종합적인 시스템을 구축했다.

    Q. 돌비 Atmos는 서라운드 입체 음향을 구현한다고 하는데 대중에게 잘 알려진 5.1채널 시스템과는 어떻게 다른가?

    돌비 Atmos는 두 가지 면에서 이전 포맷보다 더 크게 발전됐다.

    첫째, 오버헤드 스피커가 추가되었다. 돌비 디지털 스피커 레이아웃인 5.1ch에 오버헤드 스피커가 추가된 것이다. 좌, 우, 앞, 뒤, 중앙의 ‘수평적’ 2D서라운드 입체 음향에 천장 스피커 구성으로 ‘높이’라는 차원이 더해져 모든 방향에서 소리를 들려주는 한 차원 높은 3D사운드를 구현한 것이다. 예를 들면 머리 위로 헬기가 지나가는 장면에서는 실제 헬기 소리가 이동하는 것처럼 ‘방향성’을 구현할 수 있다.

    둘째, 오브젝트 기반의 사운드이다. 오브젝트 사운드는 Atmos 포맷의 가장 핵심적인 요소라고 할 수 있다. 스피커 구성, 위치 정보 등의 메타 데이터를 바탕으로 재생 공간의 스피커 상황에 맞게 최적화된 소리의 이동감을 구현한다. 공간감, 음원, 공간 분리도 그리고 표현력이 더 섬세해지고 풍부해지며, 특히 서라운드 존에서는 소리의 움직임을 생생하게 체감할 수 있어 몰입감을 극대화할 수 있다. 사실 이 오브젝트 사운드의 구현을 위해 앞서 말한 오버헤드 스피커가 개발되었다고도 할 수 있다. 게임 3D사운드가 대표적인 오브젝트 기반 사운드인데 돌비사에서 이러한 특장점을 받아들여 Atmos에 접목한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든다.

    Q. 오브젝트 사운드에 방향감을 구현하려면 2D로 제작할 때보다 신경 쓸 부분이 더 늘어날 것 같다. 예전과 비교해 업무 방식에는 어떤 변화가 생겼나?

    신경 쓸 부분이 더 많아져서 바빠졌다. 일단 2D에서 3D로 ‘높이’라는 새로운 파라미터가 생긴 만큼 당연히 작업량이 많아지고 디테일에도 훨씬 더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작은 소리부터 큰 소리까지 음압의 다이내믹과 공간의 표현을 어떻게 컨트롤할지, 창의적인 시도도 필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또 영상 연출에 따라서는 게임음악을 오브젝트 사운드로 표현해볼 수 있을 것이다. 예를 들면 영화 ‘그래비티’의 경우, 소리가 나지 않는 우주공간이 배경이다 보니 사운드 효과보다는 개별적인 음악 트랙을 오브젝트 사운드로 배치해서 우주라는 공간에서 재난 상황을 훌륭하게 묘사해 냈다.

    Q. 국내에서는 엔씨가 게임 회사 최초로 돌비 Atmos 시스템을 도입했는데 해외에서는 게임에 적극적으로 활용되고 있나?

    앞서 말한 것처럼 Atmos는 극장 영화의 사운드 포맷으로 탄생했다. 영화 쪽에서는 확고하게 차세대 표준으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으며 블루레이 홈시어터, 넷플릭스의 OTT로 플랫폼이 확장되는 추세이다. 게임 분야에서는 아직 활용되고 있다고 보기는 어렵지만 Xbox One과 Window 10 기반에서 오버워치, 디비전2 등 10여개 게임이 현재 Atmos로 출시되었다.

    Q. 그럼 게이머들이 이 돌비 Atmos 효과를 체감하기 위해서는 비싼 장비가 필요한 거 아닌가?

    소비자의 관점에서 설명하자면 Atmos는 가상 음장 기술에서도 통용된다. 예를 들면 지금 내가 들고 다니는 이 갤럭시 휴대폰에도 Atmos가 탑재되어 있다. Atmos기능을 On/Off 하면 소리의 변화를 느낄 수 있는 것이다. Atmos기능을 켜면 소리의 공간감이 더 확장되는 것을 귀로 느낄 수 있다.

    또 PC Window에서는 ‘Dolby Access’와 함께 ‘Atmos for Headphone’ 앱을 설치하면, Atmos로 제작된 콘텐츠가 아니더라도 헤드폰과 Atmos의 음장 기술만으로 가상의 서라운드 사운드를 체감할 수 있다. 물론 Atmos로 믹싱된 콘텐츠라면 더 뛰어난 음장감을 체험할 수 있다. 그런데 여기에 물리적인 스피커 5.1.2ch이나 믹싱 스튜디오처럼 7.1.4ch을 구성하여 Atmos 콘텐츠를 감상한다면 최상의 사운드를 경험할 수 있게 된다.

    Q. 게임 사운드가 게임의 완성도를 높이는 데 중요하지만 게이머들은 대개 사운드보다는 그래픽을 통해 게임의 첫인상을 결정짓는 경우가 많다. 사운드 전문가로서 게임에서 사운드의 힘은 무엇이라 생각하는가.

    그래픽과 사운드는 서로 떼려야 뗄 수 없는 물아일체 같은 사이라고 생각한다. 아무리 좋은 그래픽이라도 사운드가 엉망이면 그래픽의 우수성은 의미가 없어지고, 그 반대의 상황도 마찬가지이다. 사운드 디자이너로서 그래픽에 맞춰 유저의 감정을 극대화하기 위해 어떤 메시지를 어떤 방식으로 풀어낼까 연출, 기술력, 퀄리티에 대해 늘 고민하며 작업하고 있다.

    플레이어의 몰입감을 위한 세계 최고 수준의 사운드 기술력

    돌비 Atmos시스템의 도입으로 음향이 디테일해지고 상상으로만 가능했던 부분까지 구현해 낼 수 있게 되었다. 그 결과, 플레이어들은 이제 게임에 한 차원 더 깊게 몰입할 수 있게 되었다. 특히 다양한 사운드 연출을 통해 영상의 상황과 감정을 제작자가 의도한 그대로 전달할 수 있다. 엔씨는 다가올 미래의 기술을 준비하고 끊임없이 도전함으로써 게임 업계를 선도해 왔다. 궁극적으로 게임의 시네마틱 사운드에서 인 게임까지 영화처럼 실감나는 사운드를 도입하여 플레이어에게 완벽한 몰입과 극적인 감동을 제공하는 것, 그것이 엔씨가 추구하는 방향성이다.